"들꽃영화제, 아시아의 선댄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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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영화제, 아시아의 선댄스로"
[맥스무비= 박미애 기자]
한국 독립영화의 산실, 들꽃영화제가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독립영화를 위한 축제로의 발돋움을 시작한다.
지난 10년간 들꽃영화제를 이끈 오동진 운영위원장과 달시 파켓 집행위원장은 최근 서울 서교동 맥스무비 사옥을 찾아 "올해부터 국제영화제로의 전환을 중장기 목표로 들꽃영화제를 키워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일본과 홍콩 캄보디아 태국 등의 독립영화들을 상영한다. 오동진 위원장은 "향후 5년간 꾸준히 해외 신작 상영을 확대해 50편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10년 뒤에는 국제영화제로 자리매김해 있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들꽃영화제는 국제영화제를 지향하되 아시아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미국과 유럽이 아닌 아시아의 창의적인 독립영화와 영화인을 발굴하는 국제영화제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분리·운영해온 영화제와 시상식을 통합하고, 명칭도 들꽃영화제로 통일하는 등 단장한다.
들꽃영화제가 이러한 비전을 세울 수 있게 된 데에는 배우 겸 영화평론가, 이탈리아 우디네극동영화제 프로그래머, 부산 아시아 영화 학교 교수 등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해외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진 달시 파켓 위원장의 역할이 크다.
달시 파켓 위원장은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 등 많은 아시아 국가를 찾는다"며 "독립영화는 국제영화제가 많지 않은 데다 K콘텐츠가 세계적인 주목받고 있는 지금, 한국이 그 리더 역할을 했으면 해 변화를 찾게 됐다"고 그 배경을 전했다.
● 척박한 땅에서 생명을 피우는 들꽃처럼, 독립영화에도
들꽃영화제는, 2014년 달시 파켓 위원장과 오동진 위원장이 의기투합해 독립영화의 가치와 정신을 지키고자 시상식으로 출범한 영화제다. 1회때 1600만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예산으로, 척박한 땅에서도 생명을 피우는 들꽃처럼, 영화계에 뿌리를 내렸다.
영화제는 영화계와 익명의 후원자 등의 도움으로 무럭무럭 성장해 지난 10년간 한국 독립영화와 영화인의 업적을 조명하고 사전제작 지원사업(5000만원)을 하며 독립영화의 산실 역할과 한국 영화산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다.
오동진 위원장은 "독립영화가 잘돼야 상업영화도 발달하고, 독립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없을지 몰라도 세상을 바꾸는 노력을 같이 할 수 있다"며 "들꽃영화제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의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게이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당연히 위기가 있었다. 영화제들이 으레 겪는 예산 문제에서 독립영화 영화제로서 들꽃영화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개최가 무산될 뻔도 했다. 오프라인 영화제가 다 막혀 있던 상황에서도 들꽃영화제는 오프라인 행사를 완수하며 확진자 발생 없이 안전하게 치러냈다.
오동진 위원장은 "초창기에는 돈 때문에 못할 것 같았는데 없으면 없는 대로 하자 마음 먹었더니 달시가 '기생충'으로 '떠서' 도움을 받았고, 팬데믹 때에도 못할 것 같았는데 들꽃이니까 야외에서 하면 된다 해서 한 회도 빠짐 없이 개최했다"며 "신기하게도 위기가 기회가 됐다"고 영화제의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영화제의 생명력은 결국 작품에 답이 있다"며 "좋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엄격하게 심사하고 선정하기 때문에 영화인들도 인정해주고 그들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달시 파켓 위원장은 "처음 들꽃영화상을 만들 때는 단순히 한국 독립영화의 가치를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들꽃영화상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이상의 의미와 책임감을 느낀다"며 "들꽃영화제가 아시아 독립영화와 영화인들의 교류와 축제의 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10회 들꽃영화제는 오는 5월10일부터 24일까지 약 2주간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5월10일~13일과 5월17~20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출품작들을 상영한다. 이어 5월24일 오후 5시 서울 북촌의 은덕문화원에서 시상식을 진행한다.
(사진=오동진 운영위원장(왼쪽)과 달시 파켓 집행위원장)
박미애 기자 / orialdo@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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